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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캔스피크! 침묵해야 했던 그녀들의 귀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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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17-09-13

  • 조회수 203

국가에 대한 침략은 개인에 대한 침략으로 이어집니다. 조국을 뺏긴 국민은 그다음 목소리를 뺏깁니다. 일제강점기 시절 조선인 여성을 대상으로 자행된 일본군 ‘위안부’는 가장 쓰라린 수탈의 역사 중 하나입니다. 돌아온 이 땅에서도 말할 수 없는 비밀을 간직한 채 긴 세월을 침묵해야 했던 그녀들. 이제야 말할 수 있는 그녀들의 이야기를 담은 3편의 영화를 이번 달 개봉작 <아이캔스피크>, <귀향,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 등과 함께 들어보겠습니다.
  
<눈길> : 전쟁터로 끌려가는 살얼음길 위에서
누구나 유년기는 봄의 새순처럼 기름진 땅 위에서 햇살을 받으며 자라야 응당할 겁니다. 하지만 1910년 일본에 의한 국권 피탈 이후 태어난 우리 국민은 그러지 못했습니다. 사회 경제적 수탈과 더불어 민족성에 대한 수탈을 지속하던 일본은, 전쟁지 주민에 대한 일본 군인들의 강간 사건이 지속되자 1930년대부터 조선 여성들을 강제로 전선에 끌고 가 일본군의 성노예로 유린하는 ‘위안부’ 동원을 시작했습니다. 적게는 5만 명에서 많게는 이십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는 ‘위안부’들은 절반 이상이 식민지였던 조선인 여성들이었고, 그들은 간호사 등을 모집한다는 취업 사기에 속거나 시골 지역을 대상으로 한 유괴나 강제 연행에 의해 전쟁터 위안소로 끌려갔습니다.
 

1944년 일제강점기 말을 배경으로 한 <눈길>에서 가난한 집 딸 종분(김향기)과 부잣집 막내딸 영애(김새론)의 유년기도 삭막한 겨울이었습니다. 어느 날 집에 느닷없이 들이닥친 일본군에 의해 종분은 일본 위안소로 끌려가고, 일본에 유학 간 줄 알았던 영애를 일본행 열차 안에서 만납니다. 가난하든 가난하지 않든 나라 없는 국민으로서 같은 운명이 된 두 소녀는 지옥 같은 위안소에서 집으로 돌아갈 날만을 기다리며 눈길만이 펼쳐진 긴 겨울을 보냅니다.
일본군이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자행하는 폭력이 몇 번 등장하나 정당화되거나 미화되지 않는 수준으로 15세 이상 청소년이 관람하기에 적절한 영화입니다.
 
<귀향, 끝나지 않은 이야기> : 집으로 돌아오는 길도 쉽지 않았다.
일본이 패망한 후에도 그녀들에게는 쉽사리 봄이 오지 않았습니다. 패망 후 일본군은 퇴각하면서 전쟁터에 위안부들을 버리거나 집단 사살하는 일을 자행했습니다. 겨우 살아남은 이들도 고국으로 돌아가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었고, 고향으로 돌아온 경우도 마땅한 생계수단도 구하지 못했습니다. 강일출 할머니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2016년 작 영화 <귀향>에서 주인공 정민(강하나)은 열네 살에 위안소로 강제로 끌려갔고, 그곳에서 지옥 같은 ‘위안부’ 생활을 버텼습니다. 일본이 패망하며 모든 것이 끝났다고 안심했지만, ‘위안부’를 집단 사살하려는 일본군을 피해 정민과 동료들의 험난한 귀향길이 펼쳐집니다.
 

2016년 독립영화로서는 이례적으로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며 358만 관객을 동원했던 <귀향>은 이번 달,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증언과 전작에서 담지 못했던 소녀들의 에피소드를 담은 다큐멘터리 <귀향, 끝나지 않은 이야기>로 그녀들의 더 깊은 이야기들을 들려줍니다.
  
<아이캔스피크> : 돌아온 후에도 지속됐던 침묵을 깨고
귀향 후에도 살아남은 위안부 피해자들의 삶은 호락호락하지 않았습니다. 이웃과 가족은 그들을 손가락질했고 고국 또한 외면했기에 피해 사실을 숨기며 긴 세월을 침묵해야 했습니다. 이들 대부분은 정상적인 결혼생활을 하지 못했고 극심한 가난에 시달렸습니다. 일본군 위안부가 사회문제로 거론되기 시작한 것은 90년대 여성운동이 활발해지면 서부터였습니다. 여러 사회단체가 생기면서 UN 등 국제사회에 알려졌고 국제 문제로까지 커질 수 있었습니다.
이번 달 개봉하는 <아이캔스피크>는 국제사회에 최초로 위안부 문제가 공식 인정된 2007년 미국 하원 의회의 공개 청문회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입니다. 당시 청문회에서 ‘일본군 위안부 사죄 결의안’(HR121) 통과를 결정적으로 이끌었던 것은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김군자 할머니의 증언이었습니다. 영화에서 위안부 피해자인 옥분(나문희)은 위안부 문제에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는 친구 정심(손숙)과 달리 오랜 세월 침묵합니다. 그러다 친구가 죽음을 앞두자 그녀 대신 전 세계에 위안부 문제의 진실을 알리기로 결심하고, 영어에 능통한 공무원 민재(이제훈)의 도움을 받아 청문회 증언을 위한 영어 공부를 시작합니다.
 

과거 회상 장면에서 위안부 피해자의 자살 시도, 몸에 남아 있는 칼자국 상흔, 유혈 등의 묘사로 12세 이상이 관람하기에 적절한 영화입니다.
 
우리 역사의 가장 아픈 부분 중 하나인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은 눈길을 걸어 고국으로 돌아오기 위한 사투의 귀향을 벌였고, 마침내 밟은 이 땅에서 긴 세월을 외면과 손가락질당하며 침묵해야 했습니다.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이기에 우리는 좀 더 세심하게 그녀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하지 않을까요.
 
 
글. 정책홍보부_임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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