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물등급위원회

  •  
  •  
  •  

등급포커스

등급분류 심층 기사와 동향정보를 제공합니다.

1인 미디어 홍수시대와 성인물
  • 내용 페이스북에 공유하기

작성일 2017-11-29

  • 조회수 180

글. 조민식_영상물등급위원회 비디오물등급분류소위원, 숭실대학교 정보사회학과 초빙교수

인터넷과 1인 미디어 
과거 영상물등급분류에 있어 비디오물등급분류는 성인물이 대다수를 보여 왔다. 연간 비디오물등급분류현황을 보더라도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던 것이 성인물이었다. 지난 2016년의 경우 넷플릭스(Netflix)가 국내 서비스를 시작함에 따라 성인물에 국한되었던 영상의 다양화가 이루어 졌으나 기존의 성인물 또한 큰 변화 없이 그 비율을 유지해 오고 있다. 올해의 경우도 전년의 경향이 지속되고 있으나 뚜렷할 만한 특징적인 요소로서 1인 미디어에서 제작된 영상물의 등급분류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다. 1인 미디어는 개인 블로그나 SNS 등을 기반으로 하여 개인이 다양한 콘텐츠를 생산하고 공유하는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을 말한다. 기존의 미디어가 소위 미디어직종의 종사자가 콘텐츠를 생산하는 방식이라면 1인 미디어는 개인 누구나 콘텐츠를 생산하는 방식이다. 그 핵심은 인터넷이다.

1969년 인터넷의 탄생 이후 90년대 들어 월드와이드웹(World Wide Web, WWW)이 전 세계적으로 급증하면서 인터넷은 보편적 용어로 자리 잡았다. 80년대 개인컴퓨터(Personal Computer) 시대에 돌입한 이후 자연스럽게 인터넷의 이용률도 꾸준히 상승곡선을 그리게 된다. 인터넷이라는 기술의 발전은 또 다른 사회적 공간(social space)인 가상공간(cyber space)을 창출해 냈으며 이 안에서 사람들은 기존 일상에서와 같이 타자와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있다. 이 같은 가상공간의 커뮤니케이션의 핵심 특징은 “익명성”과 “비대면성”이다. 이 두 특징은 가상공간을 자유의 공간으로 변모시켰으며 사람들은 여러 사회적 제약 속에서 강제되었던 다양한 욕구를 분출하며 해소하고 있다. 특히 이 과정에서 1인 미디어는 기존의 전통적인 미디어 채널에 비해 양방향성과 상호작용성을 크게 증대시켜 기존 미디어에서 활용하지 않았던 다양한 소재를 콘텐츠로 구현하고 있다. 현재 청소년 뿐 만이 아닌 유아도 1인 미디어에서 생산된 콘텐츠를 접하고 있다. 1인 미디어에서 창출된 콘텐츠는 수요의 증가에 따라 산업이 되었으며 자본의 논리가 통용되는 공간으로 전환되었다. 2006년 서비스가 시작된 아프리카TV는 인터넷 개인방송의 발전을 이끌었으며 현재 다양한 1인 기반 방송 서비스가 시행되고 있다. 1인 방송의 진행자는 BJ(Broadcaster Jockey)라고 불리우며 청소년층의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디지털 골방 1인 미디어
 

가상공간을 기반으로 한 1인 미디어에서 생산된 콘텐츠는 공유와 확산 속도가 빨라 그 파급력 역시 크다는 점이 특징이다. 때문에 콘텐츠의 내용에 사회 통념상 용인되기 어려운 부분이 있을 시 그 부작용은 심각하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선정적이고 폭력적이며 반사회적인 요소들이 포함된 콘텐츠는 사회화 과정에 놓여 있는 유아 그리고 청소년의 자아정체성 형성에 부정적인 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 때문에 청소년학, 사회학, 심리학, 사회복지학, 교육학 등에서 이 같은 문제점을 지적한 연구들은 여전히 왕성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최근의 청소년 일탈에 있어서 가상공간은 독립변수이자 필수적인 매개변수로 위치하고 있다.

우리는 흔히 가상공간을 열린 공간이라고 표현한다. 성ㆍ연령 및 물리적 환경이 달라도 누구나 소통할 수 있으며 집단을 형성할 수 있다. 하지만 가상공간을 ‘최첨단 디지털 골방’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불특정인이 그리고 불특정다수가 가상공간 어디에서든 폐쇄된 비밀공간을 만들어 그들끼리 새로운 담론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다양한 하위문화가 창출 및 확산되며 우리는 그 가운데 사회 통념 상 용인하기가 어려운 극히 일부의 반사회적 문화를 언론 등을 통해 인지하고 있을 뿐이다. 분명한 것은 최첨단 디지털 골방은 수시로 형성 및 확산 그리고 소멸을 반복하고 있다는 것이다. 청소년들이 자주 접하는 개인방송의 여러 채널에서 성인물을 뛰어넘는 음란물도 수시로 창출되며 확산되고 있다. 선정적인 옷차림 뿐 만이 아닌 자위하는 장면, 실제 성관계를 맺는 장면도 분명히 보여 지고 있다. 심지어 얼굴이 앳되 보이는 누가 봐도 청소년이라고 할 수 있는 BJ들도 전신을 노출하고 시청자와 서로 돈(사이버 머니)을 주고받으며 노출의 수위와 음란성의 수위를 조절하고 있다. 개인방송 공간이 유사성행위 업소로 변모한 느낌마저 드는 것이 사실이다.

청소년 이용 음란물의 제작 행위는 『아동ㆍ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제11조에 의거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하는 중범죄이다. 영리를 목적으로 청소년이용 음란물을 판매·대여·배포하는 자도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이 같은 범죄가 지금 1인 방송을 통해 유아·청소년에게 전달되고 있다.
 
1인 미디어에서 생산되는 성인물과 음란성
 

올해 방송통신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아프리카TV의 음란성과 과도한 결제 행태에 대한 문제가 이슈로 떠올랐다. 특히 일부 BJ들의 음란방송 문제에 대한 의원들의 질의에 방통위 위원장은 “경악스럽다”라는 표현을 하였다. 조치를 취하겠다는 의미이다. 사실 1인 미디어 내 음란성 영상은 아프리카TV만의 문제가 아닌 해마다 증가하는 1인 기반 방송 서비스 업체들 모두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다. 심지어 성인물 특히 음란물로 볼 수밖에 없는 영상만을 생산하는 1인 미디어도 있다.

우리가 일상에서 자주 사용하는 단어인 “음란”은 법률적으로 보면 불법적인 의미를 가진다. 범죄에 대한 정의와 처벌을 규정한 법인 형법에서 적시하는 “음란”은 무조건 불법이다. 때문에 여러 하위 특별법들에서도 “음란”은 불법적인 의미로만 사용한다. 그런데 우리 주변에는 음란물이란 표현을 얼마나 많이 쓰고 있는가. 다 불법이라는 말인데 왜 처벌이 이루어지지 않는 것 같고 일반 성인물과 같은 취급을 하고 있는가. 이는 우리 주변에서 음란물을 쉽게 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글을 읽고 있는 사람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인터넷에서 음란물을 접할 수 있다.
 
 

올해 영상물등급위원회의 비디오물등급분류에서도 1인 미디어에서 생산한 영상물이 상당수 등급분류 되었다. 대부분이 성인물이었으며 등급분류기준에 따라 ‘청소년관람불가’로 분류되었다. 이 과정에서 일부 논쟁이 된 사안이 있었는데 단일 영상 내에서는 신체노출이나 성적 맥락의 행위 없이 단순히 일상적인 표현이 이루어진 영상물이 그것이다. 개인방송을 통한 영상물의 특징은 10분 내의 비교적 러닝 타임(running time)이 짧은 영상이다. 이는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다양한 영상물을 접하는 수요자의 환경에 적합하도록 일상의 자투리 시간에 시간적 제약 없이 영상을 보고자 하는 욕구의 대응이다. 웹 드라마의 경우 1분 내외의 콘텐츠도 상당 수 눈에 띄는 이유다. 지상파 방송 콘텐츠의 경우도 가상공간에서는 본 편 하나가 여러 갈래로 편집되어 수많은 콘텐츠로 분화하여 보여 진다. 올해 등급 분류된 1인 미디어 기반 성인물 같은 경우도 마찬가지다. 10분 내의 짧은 영상이지만 사실 하나의 본 영상을 재편집한 결과물이다. 때문에 영상물 등급분류 시 영상의 전후 맥락을 파악하여야 한다. 단일 영상물에 선정적인 요소가 거의 없어 전체관람가로 분류되었던 영상이 사실 실제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방송되었던 본 영상에서는 성인콘텐츠로 분류되어 서비스 되었다면 문제는 심각해진다.

현 시대를 표현하는 다양한 개념 가운데 우리는 “가속도의 시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현재도 세상은 변화하고 있다. 사회 전반에 걸친 변화 속도는 대단히 빠르며, 매체의 변화속도도 마찬가지다. 영상물등급위원회의 등급분류 업무는 제규정에 근거해 청소년을 유해한 매체로부터 보호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빠르게 변화하는 매체와 이를 통해 생산되는 영상 콘텐츠에 대한 현실적이며 기민한 대응이 더욱 필요한 시점이다. 비현실적이고 전근대적인 사고와 행위는 몰락과 쇠퇴를 가져온다는 “비동시화 효과(de-synchronization effect)” 가 발생해서는 안 된다. 등급분류위원의 현실적 인식과 분야별 전문성이 더욱 강조되는 시점이다.
 
* 위 글은 위원회 공식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
제2유형
본 저작물은 "공공누리" 제2유형:출처표시+상업적 이용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