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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전문가노트] 국내 OTT 산업의 현황과 전망 : 규제와 진흥 사이의 딜레마

김지현 2020-09-23 조회수 : 901

[시네톡톡 – 전문가노트]

국내 OTT 산업의 현황과 전망

: 규제와 진흥 사이의 딜레마



1. OTT 산업의 성장에 가려진 문제점


OTT(Over The Top)의 가장 간단한 정의는 ’TV를 제외한 장치에서 방송을 보는 서비스. 원래 최상의 서비스라는 의미에서 유료방송의 셋탑박스(Set Top Box)를 뛰어넘는 서비스로 의미가 확장되고, 북미 등에서 스마트폰 등 모바일용 미디어 앱 서비스에 이 용어를 사용하면서 산업계와 학계에서 두루 확산되었다


지상파, 위성, 케이블, IPTV 등 유료방송 TV 서비스를 제외한 모든 미디어 앱 서비스가 OTT라고 정의되다 보니, OTT 서비스의 범위에 포함되어야 하는지 혼동되는 서비스도 많다. 예컨대 포털에서 제공되는 영상 서비스나 유튜브 같은 영상 전문 사이트도 OTT의 일종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북미에서 OTT 성장의 가장 큰 걸림돌은 기존 유료방송 사업자들의 콘텐츠 접근 제한, 규제논리에 따른 견제 등이었지만 국내에서는 OTT 산업을 선도하는 주체가 기존 유료방송 사업자들이라 초기의 성장 양상은 해외와 상이했었다. 국내 유료방송 사업자들이 자회사를 만들어 OTT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이러한 기존 미디어 대기업이 테스트하는 유아기서비스에 대해 법 적용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가 수면 아래로 잠겨버렸기에 국내에서 OTT의 규제 논의는 큰 이슈가 되지 못하였다.

 

국내 OTT 산업이 기존 방송사업자들인 지상파와 통신 대기업들이 주도하면서 성장론이 우세하였던 측면이 있었고, 그 주류 미디어 산업계를 관장하는 정부 부처의 무관심 혹은 무대응이 유아기 미디어 서비스에 과도한 법 적용을 하지 않는 방식으로 이해되면서 국내 OTT 사업자들은 서비스 품질이나 청소년 보호, 소비자 보호, 콘텐츠 독점과 분쟁 등 미디어사업자로서 갖춰야 하는 공공성, 공익성 가치를 외면하는 결과를 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다수의 OTT 서비스들은 모기업이 허가받은 방송사업자이므로 기본적인 품질과 시청자 보호에 대한 자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설정하고 준수하고자 하였으나 그것은 해외에서 유입되는 OTT와 국내에서 자생적으로 등장하는 OTT의 경우에는 기대할 수 없는 부분이라 우려되는 면이 없지 않다. 예컨대 넷플릭스는 서비스를 제공한 이후 수차례 서비스 블랙아웃(네트워크 연결이 안 되는 상태)이 되어 소비자들의 원성을 샀었다.


2. OTT 산업의 성장 과정의 주요 특징과 국내 현황


2016년 넷플릭스가 처음 국내 진출한다고 했을 때 국내 미디어 사업자들은 별다른 우려를 하지 않았었다. 이미 수년간 OTT 서비스를 테스트해왔던 국내 미디어 산업계는 OTT의 성장 가능성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 다수였다.

 

젊은 미디어 시청자들이 TV에서 인터넷과 스마트폰으로 이동하면서 TV 시청률과 광고 수익이 감소하였지만 TV 시청자의 다수를 차지하는 중장년층이 버티고 있었고, OTT 서비스에 제공되는 콘텐츠도 기존 방송사업자의 프로그램을 그대로 가져오거나 약간의 변형된 형식이 가미되었을 뿐 자신들이 통제 가능한 수준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또한 기존 유료방송과의 요금 차이가 현격한 북미 시장과 달리 국내 유료방송의 낮은 ARPU(가입자당 수익)가 자사의 OTT 성장을 가로막고 있었기에 OTT의 유료화 성공 가능성에 대해 기대치를 높일 수 없었던 것이었다.

 

그러나 넷플릭스의 등장 이후 보여준 대규모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의 성과들은 국내 OTT 서비스 사업자들을 긴장시키기에 충분했다. 물론 국내 사업자들이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를 도외시한 것도 아니고, 대개의 사업자들이 콘텐츠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발표하고 작은 성과들도 있었던 참이었다.

 

넷플릭스가 제작비에 투자한 자금의 규모는 <옥자> 600, <킹덤> 시즌 2400억 등으로 국내 지상파 방송사의 미니시리즈 드라마 시즌 총 제작비의 5~10배에 이르는 수준이었기에 투자비 규모가 곧 품질로 직결되는 콘텐츠 시장에서 시청자의 쏠림 현상이 발생하는 것은 필연적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었다.

 

 

▲ OTT별 통합순이용자수 (*OTT별 통합순이용자수. 김현서, 중앙일보, 2020.8.31.)

 

OTT를 이용하고 있는 시청자는 2019년 중반만 해도 300만에서 400만 사이 접점을 보이던 수준에서 점차 격차가 벌어져 20205월 현재 넷플릭스가 736만 명, 티빙이 395만 명, 웨이브가 394만 명으로 나타나 넷플릭스의 증가세가 크게 두드러져 있다. 더구나 이 기간이 코로나19로 인해 극장을 피하고 TV나 모바일에서 미디어를 수용하는 이용자가 늘어난 시기라는 점에서 국내 OTT 서비스는 정체되는 반면 넷플릭스가 약진하였다는 것이 국내 사업자들에겐 충격이자 유의미한 결과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3. 미디어 산업의 와해와 정부의 OTT 정책, 그리고 전망


2020831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글로벌 미디어 사업자인 넷플릭스의 공세가 한층 더 거세진 가운데 국내 디지털 콘텐츠 플랫폼을 지원하는 이전보다 완화된 규제 방안을 발표했다. 해당 법은 방송법·인터넷멀티미디어방송사업법(IPTV전기통신사업법 등의 개정안인데 IPTV, 케이블 TV 등 유료방송에 적용하던 시장점유율 33% 규제를 폐지하고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사업자에 세액공제 등을 지원할 수 있는 법적 지위를 부여하기로 한 것이다.

 

정부는 유료방송과 콘텐츠 사업자에 대한 규제를 최소화해 글로벌 사업자와의 경쟁을 측면 지원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하고 있다. OTT 이용자들을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한 법이며, 동시에 OTT 사업자에 대한 법적 지위가 마련되면서 영화 등 콘텐츠 제작비의 세액공제, 콘텐츠 펀드 조성과 같은 진흥정책 등의 지원방안이 가능해졌다고 설명하였다. 개정안은 OTT를 전기통신사업법상 특수한 유형의 부가통신사업으로 분류하고, 신규 진입이나 관련 사업자 간 인수합병(M&A) 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통보하기로 하였다.

 

부처 간 합의됐던 세제지원, 자율등급제 적용 등을 받는 OTT 사업자를 특정하기 위해 최소 규제 원칙을 적용한 것이다. 특수한 유형의 부가통신사업자로 분류하더라도 규제 최소화 원칙 차원에서 OTT 사업 진입 관련 신고제는 그대로 유지키로 했다.

 

또한 OTT 관련, 이번 전기통신사업법 개정 작업을 시작으로 문화체육관광부의 자율등급제 및 기획재정부의 세제지원 적용을 위한 관련 법령 개정도 이루어질 예정이며, 과기정통부는 법 제도 정비와 함께 디지털 미디어 생태계 발전 방안에서 밝힌 정책적 지원사항 등이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필자가 전망하는 국내 OTT 산업의 미래는 그리 순탄하지 않을 것 같다. 넷플릭스의 파괴력을 판단하기에 아직 이른 시점이라는 것이다. 아마도 넷플릭스는 더욱 강력한 대규모 투자의 힘으로 국내 미디어 산업의 콘텐츠 투자를 주도할 것이라고 본다. 국내 OTT 사업자들이 기존 미디어의 자회사이므로 적극 대응을 할 것이라 예측이 되고, 결국 레거시 미디어사업자들도 인수합병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이룰 것이라고 본다.

 

그러나 모체라고 할 수 있는 레거시 미디어의 시청자 이탈이 지속되고 있고, 젊은 층은 TV 앞에서 더 이상 편성시간을 기다리지 않기에 뭔가 혁신적인 대안을 마련하지 않으면 안 된다. 국내 시청자들을 위한 독점적 콘텐츠의 투자와 더불어 차별적 서비스와 요금 정책이 병행되지 않으면 넷플릭스의 점유율 상승은 더욱 급격해질 것으로 예상이 된다.

 

한편 정부는 OTT 산업에서의 공정경쟁과 시청자 보호에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하며, 해외 기업의 국내에서의 분쟁 이슈에 대해 국내 기업이 역차별 되지 않도록 세심하게 산업 내 애로점을 확인하고 점검해야 할 것이다.


*위 글은 영상물등급위원회의 공식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


. 경성대학교 디지털미디어학부 교수 이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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