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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인터뷰] VR 콘텐츠도 등급분류를 받을까?

김지현 2020-11-18 조회수 : 143

[시네톡톡 – 인물인터뷰]

VR 콘텐츠도 등급분류를 받을까?

- VR 콘텐츠의 현안과 등급분류 방향에 대해


포켓몬 고라는 게임 기억하시나요? 실제 생활에서 VR, AR 콘텐츠를 직접 이용하고 체험한 지는 그렇게 오래되지 않은 듯합니다. 하지만, 코로나19의 영향 등에 힘입어 콘텐츠 산업이 급속도로 성장하면서 지금은 의료, 교육, 쇼핑 등 다양한 분야와 산업에서 VRAR 콘텐츠를 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럼 이 VR 콘텐츠는 과연 영상물일까요? 게임일까요? VR, AR 콘텐츠도 등급분류를 받을까요?

 

이번 호에서는 위에서 제시한 궁금증과 관련하여, ‘VR규제의 현황과 개선 방향등 관련 연구를 지속한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의 이승민 교수님으로부터 VR 콘텐츠의 현안과 향후 등급분류 방향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Q1. 영상물등급위원회 뉴스레터 독자들을 위해 먼저 VR(Virtual Reality)AR(Augmented Reality) 등 실감 콘텐츠의 개념과 사례에 대해 간단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흔히 알려진 대로 VR가상현실’, AR증강현실을 의미합니다. 이것은 기술을 의미할 때도 있고, 기술을 통해 구현된 상황을 의미할 때도 있는데, 여러 문헌에서 다양하게 정의되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이에 대한 명확한 법적 정의가 내려진 것도 아니고, 사실 법적으로 정의하는 것 자체가 상당히 힘든 일입니다만,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환경이나 상황을 전자기기를 통해 생성하고 이를 이용자가 오감을 통해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의미한다는 정도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콘텐츠 측면에서는 이용자가 오감을 통해 체험한다는 특징에 주목하여 VR이나 AR 콘텐츠를 실감 콘텐츠라고 부르는 경우가 많고, 저도 이러한 용례가 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가상현실과 증강현실은 가상의 정도에 따른 상대적인 차이가 있을 뿐인데, 증강현실은 포켓몬 고를 떠올리시면 이해하시기 쉬울 겁니다. , 실재하는 현실에 가상의 환경이나 상황을 덧씌우는 형태가 증강현실이고, 가상현실은 이용자가 체험하는 환경이나 상황 전체가 가상인 경우입니다. 최근에는 혼합현실(Mixed Reality; MR), 확장현실(Extended Reality; XR)과 같은 개념들도 등장하고 있는데, 넓게 보면 모두 다 가상현실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실감 콘텐츠는 B2C 영역에서는 게임 콘텐츠가 많고, 영화비디오물도 있습니다. 게임 중에는 위에서 언급한 포켓몬 고AR 기술을 활용한 가장 대표적인 콘텐츠이고요, VR 기술을 활용한 게임은 HMD(Head Mounted Display)나 모션 시뮬레이터에서 이용할 수 있는 다양한 게임들이 출시되어 있어 제가 일일이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언제 시간 내서 VR 카페에 한 번 방문해 보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VR 영화로는 '화이트 래빗'이 언론을 통해 가장 잘 알려져 있는 것 같습니다


Q2. 최근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해 쇼핑/ 교육/ 의학 등 여러 분야에서 V/AR 기술을 도입하고 있습니다. 정부에서도 실감 콘텐츠 산업 육성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는데요.  시점에서 국내 V/AR 산업의 주요 현안이나 과제로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VR/AR은 기술 측면에서보다 콘텐츠 측면에서 현안이나 과제가 더 많은 것 같습니다. VR/AR과 관련된 기기나 설비는 법 제도 측면에서 기존 규제가 크게 달라져야 할 것이 많지 않습니다. 예컨대, 제조 측면에서는 전파법, 전기용품 및 생활용품 안전관리법, 제조물책임법등이, 유통판매 측면에서는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등이 적용될 텐데, 물론 VR/AR 기술의 특수성을 고려해야 할 부분이 있겠지만 이러한 법률들의 존재 자체로 VR/AR 관련 기기설비의 제조나 유통이 크게 제약된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반면, 콘텐츠는 내용규제의 대상이 되기 때문에 기존의 게임산업의 진흥에 관한 법률(이하 게임산업법”),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이하 영화비디오법”), 방송법등의 적용과 집행에 있어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특히, 게임산업법상 게임물의 범위가 매우 넓은데, 그간 실무적으로 양방향성 또는 일정한 조작을 통한 상호작용이 가능한 콘텐츠는 대체로 게임물로 취급해 왔기 때문에 상호작용을 수반할 수밖에 없는 실감 콘텐츠는 대부분 게임물로 취급되어 엄격한 게임 규제를 받을 우려가 있습니다.

 

게다가 최근 세계보건기구(WHO)가 게임 이용 장애(Gaming Disorder)를 질병코드에 포함시키면서 어떤 콘텐츠가 게임물로 취급될 경우 다양한 불이익이 수반될 가능성이 더 높아졌습니다. 이 외에도 의료용 콘텐츠나 교육용 콘텐츠도 관련 법령상 이를 어떻게 취급할 것인지 문제 되는데, 일단 여기서 자세한 내용을 일일이 설명드리기는 곤란할 것 같아 다양한 쟁점이 있다고만 말씀 드리겠습니다.


Q3. 위원회에서도 V/AR 등 실감 콘텐츠에 대한 등급분류 제도화 방안과 등급분류 기준 및 절차 등의 마련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일반 영상물과 V/AR 콘텐츠가 다른 점이 있다면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우선, 관련 분야를 연구하는 학자의 입장에서, 영상물등급위원회의 적극적인 노력과 태도에 대해 고맙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위에서 설명드린 것처럼, 실감 콘텐츠는 일정한 형태의 유형적 상호작용이 불가피하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사실, 넓게 보면 모든 콘텐츠는 상호작용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기존의 영화나 방송 프로그램처럼 단순히 관람시청만 하는 콘텐츠라도 신체는 일정한 반응을 하기 마련이니까요. 다만, 실감 콘텐츠는 일정한 조작성이 수반된다는 점에 차이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HMD를 착용하고 영상물을 시청하더라도 이용자의 움직임에 따라 화면이 바뀌기 때문에 그러한 의미에서의 조작이 요구되는 것이고, 모션 시뮬레이터를 통해 박물관 콘텐츠를 이용하는 경우에도 특정 전시관이나 미술작품을 선택하는 형태의 조작이 요구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경우에도 그 조작성이 수동적이고 소극적인 것이고 콘텐츠 이용의 주된 목적은 오락이 아닌 시청 또는 관람이라면 이는 일반적인 영상물과 동일하게 취급하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Q4. 시뮬레이터 등 기구를 활용하는 VR 콘텐츠 등은 게임물로 분류되어 왔는데, 현재까지 해당 콘텐츠들의 유통 실태와 등급분류 절차가 궁금합니다.

 

HMD나 모션 시뮬레이터를 활용하는 실감 콘텐츠는 실제로 오락을 위한 것이 많고, 이들을 게임물로 분류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문제는 시청이나 관람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콘텐츠가 HMD, 모션 시뮬레이터와 같은 VR/AR 전용 기기를 활용할 때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HMD, 모션 시뮬레이터는 일정한 조작이 당연히 수반됩니다. 그러다 보니 이것이 현행 게임산업법상 게임물에 해당하는 것으로 인식되어 게임물관리위원회의 등급분류를 받아 유통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특히, 모션 시뮬레이터의 경우에는 관광진흥법상 유기시설유기기구에 해당하는데, 유기시설유기기구 중 게임물의 성격이 혼재되어 있는, 혼합기기는 게임산업법상 게임물로 취급됩니다.

 

이 규정은 사행성 유기기구를 규제하기 위한 것이지만, 입법자가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 발생한 것이지요. 여하튼 현재로서는 아무리 시청이나 관람이 주된 목적인 경우라 하더라도 모션 시뮬레이터를 활용하는 콘텐츠인 경우에는 게임물관리위원회의 등급분류를 거쳐 유통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이는 아케이드 게임물이어서 전체 이용가또는 청소년 이용불가중 어느 한 가지 등급만이 부여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2단계 등급분류 체계 자체도 불편하지만, 근본적으로 게임물로 취급되면 각종 장소적 제한과 게임제공업 허가 등 진입규제가 강화된다는 점에서 산업 발전에 제약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Q5. 실감 콘텐츠들에 대한 게임물과 영상물의 구별 기준을 현행 규제는 어떻게 정의하고 있는지 나아가 교수님이 생각하시는 법률 개선 방향에 대해 여쭙고 싶습니다.

현행 게임산업법상 게임물의 개념은 상당히 광범위한데, 기본적인 개념 징표는 오락입니다. 그런데 그간 실무상 어떤 콘텐츠가 양방향성이 있으면 이를 오락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게임물로 분류하고 있어 게임산업법의 적용 대상 자체가 과도하게 넓어진 상태입니다. 게다가 영화비디오법상 영화나 비디오물에 해당하는 경우에도 그것이 동시에 게임물의 정의를 충족할 경우에는 게임산업법을 우선적으로 적용하고 있어서 이러한 현상이 악화되는데, 이는 기본적으로 게임물과 영화, 비디오물 모두 영상물개념을 기초로 정의되어 있어서 그 개념 범위가 중첩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게임물의 개념 범위를 합리적으로 축소 해석할 필요가 있습니다. , 관람시청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영상물은 약간의 오락성 내지 양방향성이 수반된다고 하더라도 이를 게임물에서 제외할 필요가 있습니다. 여기서 오락성이 주된 것인지의 여부는 제작자와 이용자 측면에서 구별해야 합니다. 근본적으로는 현행 게임산업법상 게임물과 영화비디오법상 영화 및 비디오물의 개념이 전반적으로 정리될 필요가 있다는 생각입니다.

 

반면, 영화와 비디오물은 현재 상영관에서의 상영 여부를 기준으로 구별되고 있는데, 콘텐츠의 디지털화가 완전히 정착하고 게다가 온라인 개봉까지 이루어지고 있는 현실에서 이러한 구별은 큰 의미가 없어 보입니다. 그러므로 영화와 비디오물은 디지털 매체에 저장된 시청각 콘텐츠라는 점을 중심으로 영상물개념으로 통합하고, 사업자의 인허가는 영상물의 제공 장소나 제공 방법, 즉 상영관을 통한 제공인지 아니면 비디오감상실 또는 그 밖의 방법에 따른 제공인지에 따라 유형화하여 개별적으로 정리하는 것이 어떨까 합니다.


Q6. 위원회가 해당 콘텐츠들의 등급을 분류하는 데 있어서 가장 주력해야 하는 부분이나 주의할 부분이 있다면 어떤 것일까요?


우선, 실감 콘텐츠 중 게임물과 비()게임물, 특히 영상물을 적절하게 식별해내고, 게임물에 대한 합리적 축소해석을 하는 것이 필요한데, 사실 이 부분은 영상물등급위원회 단독으로 해결하기는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게임물관리위원회와의 관할, 근본적으로는 영화비디오법과 게임산업법이라는 콘텐츠 관련 양대 법안의 적용 여부 및 범위를 결정하는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이 부분은 주무부처나 상급기관에서 해결해야 할 것입니다. 주무부처 혹은 그 상급기관에서 HMD나 모션 시뮬레이터를 이용하는 전시관람용 실감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비게임물로 분류하고 그러한 사례들이 축적되면 산업계에 일정한 방향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물론, 이러한 식별 절차와 상관없이 영상물등급위원회가 전시관람용 실감 콘텐츠 등을 적극적으로 영상물로 보고 등급분류를 하더라도 그러한 결정이 위법하다고 볼 이유는 없으며, 오히려 이러한 적극적인 태도가 산업 발전에는 더 바람직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가끔 등급분류 결과의 자의성, 편향성 등이 지적되곤 하는데, 여기에 너무 위축될 필요는 없다는 생각입니다. 등급분류 기준은 추상적이고 불확정적인 개념들을 바탕으로 구성할 수밖에 없는데, 연령 등급이라는 것 자체가 그 사회의 도덕, 윤리, 가치관 등을 반영하여 제시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등급분류 기관의 등급분류 결정에는 상당한 판단여지 내지 재량이 있는 것이고, 이러한 경우에는 그에 대한 적법성 통제는 절차를 중심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지, 결과를 놓고 함부로 재단할 것은 아닙니다.

 

쉽게 말하면, 등급분류 기관이 법령에 정해진 적법한 절차를 거쳐 전문가들의 판단을 바탕으로 결정을 내렸다면 그 결정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존중되는 것이 타당하고, 일부 사례를 들어 전체 시스템을 폄하할 것은 아닙니다. 물론, 영상물등급위원회로서는 전문가 구성과 적법한 절차의 진행에 지속적으로 만전을 기해야 할 것입니다.


Q7. 교수님께서 생각하시는 실감 콘텐츠의 전망은 어떠한 지, 더불어 앞으로 V/AR 콘텐츠 산업의 발전을 위해 영상물등급위원회에게 바라는 점이 있으시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입법자, 법률가들이 VR/AR에 대해 고민할 때, 이미 산업계는 XR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실감 콘텐츠는 그 자체가 여러 산업기술 간 융합의 산물이지만, 또 한편으로는 새로운 유형의 콘텐츠에 대한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산업과 기술이 그에 맞춰 발전하기도 합니다. 콘텐츠 측면에서만 보자면, 실감 콘텐츠는 콘텐츠 간 융합을 촉진하는 매개체가 되고 있으며, 이러한 현상은 강화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러나 현행 콘텐츠 규제는 칸막이식으로 되어 있고, 우리 법체계 자체가 포지티브 시스템이기 때문에 급변하는 현실에 발맞추기가 매우 곤란합니다. 국회와 정부도 다양한 방식으로 네거티브 규제 또는 포괄적 네거티브 규제에 대해 고민하면서 대안을 제시하고는 있지만 아직은 갈 길이 먼 것 같습니다. 다양한 형태의 시범사업을 좀 더 포괄적인 형태로 일정 기간 시행한 다음 그 성과를 판단해 규제를 개선하는 방법도 좋은 대안 중 하나입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포괄적 네거티브 규제를 한다고 하더라도 공공의 안전평온 등 공공질서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규제는 여전히 지켜져야 하므로, 이러한 측면에서 어떠한 경우에도 준수되어야 하는 규제를 적극적으로 식별해내는 작업도 필요합니다. 이래저래 쉽지 않은 일이지만, 그래도 신산업이 지속적으로 발전하면서 이러한 고민을 지속적으로 던져주고 그에 맞춰 각계에서 열심히 노력하는 것은 상당히 의미가 있는 일입니다.

 

영상물등급위원회도 융복합 콘텐츠 발전에 맞게 변화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원론적인 이야기지만 적극성, 오픈 마인드, 이런 것들이 요구되는 시기입니다. 영상물등급위원회가 잘 해낼 것으로 믿습니다. 한 가지 첨언하자면, 영상물등급위원회가 지금은 등급분류에만 전념하고 있지만, 영상물위원회나 시청각콘텐츠위원회로 발전하여 등급분류 외에 실감 콘텐츠의 진흥에 관한 제반 업무도 같이 다루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물론 이는 영상물등급위원회가 당장 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법 개정이 선행되어야 하겠지만 말입니다.



위 인터뷰 내용은 영상물등급위원회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인터뷰 진행&글 : 영상물등급위원회 주임 김지현

"출처표시+상업적 이용금지"영상물 등급위원회이(가) 창작한 [인물인터뷰] VR 콘텐츠도 등급분류를 받을까? 저작물은 공공누리?"출처표시+상업적 이용금지"?조건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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